[장쩌민 1926~2022] 장쩌민 前 中국가주석 사망
1992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장쩌민 당시 중국공산당 총서기(왼쪽 사진 왼쪽)가 덩샤오핑의 손을 잡고 밝게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장쩌민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계승했다. 2017년 10월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위 사진 왼쪽)에게 손을 뻗으며 말하자 시 주석이 쳐다보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중국 당국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백혈병으로 인해 장기 기능이 쇠약해져 응급 처치를 했으나 숨을 거뒀다. 중국 정부는 장 전 주석의 추모가 끝날 때까지 톈안먼 등 주요 지역과 재외 공관에 조기를 게양한다며 관례에 따라 장례식에 외국 정상은 초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초고속 경제성장으로 中 고립 탈피
6월 톈안먼 시위 유혈 진압 직후 총서기로 정식 선출된 장쩌민은 처음에는 덩샤오핑에 가려 실권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톈안먼 시위에 대해 “일말의 관용도 없다”며 시위대 체포에 나서 권력을 강화해 갔다. 당·정·군을 장악한 장 전 주석은 15년의 집권 기간에 정치적으로는 철권통치를 했다.
하지만 2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톈안먼 시위대에 대한 대대적 체포, 1999년 수천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진 파룬궁 탄압 등 인권 유린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빈부 격차와 환경 파괴, 부패를 방치해 중국의 고질적인 병폐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 클린턴에 링컨 게티즈버그 연설 암송
장 전 주석의 1997년 미국 방문,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톈안먼 사태 이후 냉랭했던 미중 관계는 개선되기 시작했다. 피아노와 기타, 중국 전통 현악기인 얼후 등을 연주할 줄 알았던 장 전 주석은 딱딱한 중국 지도자들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 1997년 미국 방문 중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훌라춤을 추고 수영을 즐겼다.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예정에 없던 10분간의 영어 연설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장 전 주석이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 서두를 영어로 암송하자 클린턴 대통령이 매우 놀랐다고 한다. 그는 미 할리우드 영화와 소설가 마크 트웨인을 좋아하고 ‘러브 미 텐더’를 애창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