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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탱크맨의 부활”…中공안 홀로 막아선 여성

입력 | 2022-12-01 10:32:00


지난달 27일 한 중국 여성이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경찰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 있다(왼쪽). 1989년 6월 5일 중국 톈안먼 광장으로 들어오던 탱크행렬 앞을 한 남성이 맨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트위터/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중국에서 정부의 고강도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한 여성이 무장 경찰을 홀로 막아서는 모습이 화제다.

지난달 27일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카슈가르 지구 예청현에서 일어난 시위 진압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에는 청바지에 흰색 후드티를 입은 여성이 등장한다. 이 여성은 진압봉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데도 휴대전화를 한 손에 든 채 꿈쩍 않고 서 있다. 여성은 공안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 듯했다.

방패로 두어 차례 밀쳐도 여성이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 경찰관은 아예 여성의 휴대전화를 뺏은 뒤 발로 차버렸다.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우려 했으나 이내 다른 경찰관이 나타나 여성을 거칠게 밀쳤다.

이후 방호복을 입은 요원 세 명이 달라붙어 강하게 저항하는 여성을 어디론가 끌고 갔고, 이를 촬영하던 시민도 난폭하게 제지당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트위터 ‘@whyyoutouzhele’ 갈무리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톈안먼(天安門·천안문) 탱크맨’이 부활했다”고 입모아 말했다. 탱크맨은 1989년 6월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때 맨몸으로 탱크 행렬에 맞선 남성을 말한다. 이 모습은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

지난 주말 중국에서는 베이징 등 최소 16개 도시와 50개 대학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반(反)봉쇄 시위가 이른바 ‘백지행동’이라 불리는 반정부 성격의 정치 시위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지행동이란 당국의 검열과 통제에 항의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A4 용지를 들고 하는 시위를 말한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백지 시위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주요 도시 경찰을 동원해 시위 참석자를 색출해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시위 발생 여러 도시 곳곳에 공안과 무장경찰을 배치해 시위발생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