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2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감소하고, 무역수지도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이후 최장기간인 8개월째 무역적자를 이어갔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뉴시스
지난달 한국의 수출이 1년 전 같은 달보다 14% 감소했다.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역성장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주력 품목 수출 감소, 1위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에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운송 거부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10월 2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은 지난달 감소 폭이 더 커졌다. 15개 주력 품목 중 11개의 수출이 감소했는데 반도체, 석유화학의 수출이 특히 많이 줄었다. 중국 주요 도시 코로나 봉쇄의 영향으로 대중 수출은 4분의 1이나 하락했다. 반면 에너지 수입은 27% 늘어 지난달 무역수지는 8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내수, 설비투자가 높인 성장률을 수출이 끌어내리면서 3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출이 더 나빠진 4분기에는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내년에도 수출 위축으로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창고에 재고가 쌓이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LG전자 가전 공장 가동률도 하락하고 있다.
시멘트 운송차량에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정부는 유조차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화물연대는 여전히 정부의 명령에 거부하고 있고, 민노총은 대규모 집회와 6일 다른 업종까지 연계한 전국적 총파업으로 정면 대응하겠다고 한다.
극한 갈등 속에서도 대화와 설득을 위한 양측의 노력은 계속돼야 하지만 그 전에 화물연대는 업무 복귀부터 해야 한다. 민노총 역시 국민의 고통을 키울 총파업은 자제해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노조의 자기 밥그릇 챙기기를 받아줄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경제의 동맥인 물류를 마비시키는 ‘자해극’은 이제 멈춰야 한다. 정부도 대화를 지속하되 불법이나 정치파업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