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막 치우고 자가격리도 허용 방역 부총리 “새로운 임무 직면” 밝혀 ‘제로 코로나’ 정책 점진적 폐지 관측
광저우시 코로나 봉쇄 가림막 철거 중국 남부 대도시 광저우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위한 전면 봉쇄를 일부 해제한 데 따라 지난달 30일 한 관계자가 봉쇄하려고 도로에 설치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 출처 시대재경 웨이보 계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반(反)정부 시위 이후 중국 당국이 봉쇄를 잇달아 완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방역을 담당하는 쑨춘란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회의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병원성 약화, 백신 접종 확대, 예방 통제 경험 축적에 따라 전염병 예방·통제가 새로운 정세와 임무에 직면해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중국 당국이 “새로운 임무”를 거론하자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의 점진적 폐지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남부 대도시 광저우시 전면 봉쇄가 전날부터 일부 해제됐다. 확진자가 나온 건물만 고위험 지역으로 관리되고 다른 지역은 저위험 지역으로 조정됐다. 그동안 광저우에서는 시민 대부분이 주거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전날 광저우 도심 도로 곳곳에 설치됐던 방역용 바리케이드(가림막)도 대부분 철거돼 차량 운행이 정상화됐다. 현지 경찰이 광저우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며 진압한 지 하루 만에 돌연 봉쇄 해제가 시작된 것이다.
수도 베이징도 방역 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미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시가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자가 격리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는 확진되면 무조건 정부의 집단 격리시설로 이송됐다. 이제는 증상이 미미할 경우 일주일간 집에서 격리를 허락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국에서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뒤 나온 변화”라고 보도했다.
베이징과 가까운 허베이성 스좌장도 일괄 봉쇄하던 6개 구를 차별 관리해 구별 실정에 따라 경제 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일주일 이내에 전면 금지된 상업시설 운영을 재개하고 식당 취식도 허용하기로 했다. 윈난성 쿤밍은 봉쇄 해제 공고를 내고 봉쇄를 하더라도 신속하게 하고 해제해 주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주일째 전면 봉쇄되던 랴오닝성 선양은 1일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완화되고 있다. 광저우 충칭 선전에서는 위험 직군과 핵심 인력만 PCR 검사를 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충칭시는 반복 및 추가 PCR 검사는 불허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일부 쇼핑몰은 이날부터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증명서 소지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