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서 1년 6개월 만에 지방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권 교수가 가급적 매주 3, 4회 찾는 병원 내 헬스 시설에서 호흡을 고르며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알코올을 다량 섭취하면 간에서 지방이 더 많이 합성된다. 이것이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이 경우 술을 피하는 게 해법이다. 반면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생겼다면 비만이 원인일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살찐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배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마른 비만’일 때도 지방간이 종종 생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피하려면 비만부터 해결해야 한다. 체지방률이 남성 25%, 여성 30%를 넘으면 ‘사실상 비만’으로 본다. 허리둘레를 측정했을 때 남성 90㎝, 여성 85㎝를 넘을 때도 비만이다.
●지방간 벗어나려 근력 운동 시작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6개월 사이에 9㎏을 줄여 63㎏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무모하게 다이어트를 한 것은 아니었다. 실내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충분히 했다. 음식 섭취량도 줄였다. 밥은 3분의 2만 먹었고, 설탕이 들어있는 음료수는 끊었다. 권 교수는 이런 방식을 절반의 음식만 먹는다는 의미로 ‘반식 다이어트’라 불렀다. 다만 근력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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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을 찾아봤다. 짚이는 데가 있었다. 일단 운동량이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사실 권 교수의 아버지도 날씬한 편인데 지방간이 있다. 형 또한 지방간을 갖고 있다. 일종의 가족력이었던 것이다.
대책이 필요했다. 운동이 해법인 것은 분명했지만 과체중도 아닌데 더 체중을 빼는 것은 곤란했다. 더 많은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다. 근력 운동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근력 운동에 도전했다.
●헬스 시설과 연구실에서 수시로 근력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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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운동은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위주로 번갈아가면서 했다. 보통 4, 5종류의 운동 기구를 번갈아가면서 이용했다. 가급적 12회씩 3세트 반복하는 원칙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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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음식 관리를 병행했다. 과거에 다이어트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밥은 3분의 2 정도를 먹었다. 불필요한 간식이나 야식은 하지 않았고, 음료수도 단 것은 가급적 피했다. 이런 식습관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1년 6개월 만에 지방간에서 완전 해방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권 교수는 원래 과체중은 아니었다. 체중 감량이 운동 목적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건강검진 결과표는 완전히 달라졌다. 운동 시작 전(2018년) 체중은 65㎏이었고, 체지방률은 19%, 골격근량은 29㎏이었다. 3년 후 건강검진에서 체중은 63㎏으로 소폭 줄어 있었다. 반면 체지방률은 12%로 뚝 떨어졌다. 골격근량은 30㎏으로 늘었다. 군살이 빠지고 탄탄한 몸매가 된 것이다. 실제로 바지 사이즈도 32인치에서 30인치로 줄었단다.
권 교수는 환자들에게도 근력 운동을 자주 권한다. 권 교수는 “사실 젊은 사람들은 활동량이 많고 근육을 쓰는 일도 잦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만 열심히 해도 좋다”며 “오히려 나이 들수록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근력 운동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서 활동량 늘릴수 있는 습관 들여야”
권혁태 교수는 연구실에도 간단한 기구를 비치한 후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한다. 서울대병원 제공
실제로 자신도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일단 승용차는 놔두고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20분 이내의 약속 장소까지는 주로 걷는다. 가끔은 버스 두세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간다. 평소 하던 운동을 하지 못했다면 일부러 주변 공원을 빙 돌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주로 계단을 이용한다. 6개 층은 거뜬하게 오른다. 하루에도 수차례 오르내리기 때문에 보통은 매일 30개 층의 계단을 걸어 오르는 셈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하루 평균 1만2000~1만4000보를 걷는다. 하루 2만 보를 넘을 때도 종종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무언가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야 한다면 집 근처가 아닌, 조금 더 먼 거리까지 걸어가 사는 방법도 시도할 만하다. 굳이 사야 할 물건이 없다면 “생수 한 병이라도 사자”라고 목표를 정한 뒤 매일 아침 먼 거리의 편의점을 방문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 틈틈이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짬이 나면 가까운 곳에 산책을 나가거나 짧은 시간에 빨리 달리기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