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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명 탄 세부행 항공기, 기내 연기 가득 차 회항

입력 | 2022-12-02 11:00:00

공조시스템 이상일 가능성
연기 마신 일부 승객 두통 호소




회항 중인 세부 퍼시픽 항공 (5J129) 내부에 연기가 자욱하게 껴 있다. (독자 제공)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필리핀 세부로 향하던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했다. 1일 오후 10시 35분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 세부퍼시픽항공 A320 여객기(5J129편)가 이륙한 지 45분쯤이 지나 남해안 상공에 접근했을 때쯤 기체에 문제가 생겼고, 2일 오전 0시 15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세부퍼시픽항공 <세부퍼시픽항공 제공>

세부퍼시픽항공 측은 기내의 기압을 조절해주는 여압장치 계통에 이상이 생겼다는 입장이다. 기내 공기를 조절하는 공조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여객기에는 유아 1명을 포함해 승객 182명이 탑승해있었다. 다친 승객은 없었지만, 일부 승객이 두통과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였다. 특히 회항 당시 기내에 연기가 발생하면서 승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회항 중인 세부 퍼시픽 항공 (5J129) 내부에 연기가 자욱하게 껴 있다.  독자 제공

한 탑승객은 "너무 불안했다. 연기도 발생했는데 안내도 없었다가, 비상 상황이라고 하고서 회항한다는 방송을 하더라"며 "연기와 고무 타는 듯 한 냄새도 났고, 목이 칼칼해지고 속이 매스꺼웠다. 산소마스크도 떨어지지 않았다.연기를 많이 마신 승객들은 두통과 공황장애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세부퍼시픽 항공(5J129)의 회항 당시 항적 <Flightradar24 캡처>


세부퍼시픽 측은 대체 항공편을 마련하려 했으나, 직항편을 구하기 어려워 필리핀 마닐라 경유 항공편 등을 승객들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모든 탑승객을 태우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회항한 여객기를 정비한 뒤 2일 오후 늦게 다시 출발할 예정이다. 일부 승객들은 문제가 된 기체를 다시 타기 무섭다며 환불을 요청한 상황이다.

  또 다른 승객은 "고객 대응이 너무 미숙하다. 처음엔 환불도 안 된다고 해서, 규정을 따져 물으니 그제야 미탑승 고객은 환불해준다더라. 여행 일정이 늦어졌는데도, 보상은 규정에 없다고만 한다. 승객들이 제풀에 지쳤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승객들은 호텔에서 대기 중이며, 나머지는 다른 항공편을 마련한 상태다. 세부퍼시픽 측은 항공 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보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