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 사장 임명방식을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을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처리하려 하자 권성동의원등 국민의 힘의원들이 정청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김동주기자.zo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 등을 사실상 단독으로 의결했다.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박완주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 강행에 항의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해당 개정안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수를 현재 9∼11명에서 21명으로 늘리고, 사장은 100명의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사 추천도 국회와 시민단체, 직능단체 등 다양한 집단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민주당이 민노총 언론노조를 위해 정치용역을 하고 있다”며 “이 개정안 자체는 민노총에 바치고자 하는 것밖에 안 된다. 화물연대 파업과 방송법 개정안이 별개 현상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하나다. 민주당이 입법조공을 바치면 총파업 같은 반정부 투쟁으로 정부를 흔들겠다는 심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법 개정안 의결을 반대하며 퇴장하고 있다. 뉴스1
해당 법안을 발의한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여당 의원이 낸 특별다수대표라든지 이사추천위원회조항도 다 포함됐다. 그럼에도 무조건 법안 자체를 반대한다는 건 또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기존 법대로 해서 공영방송을 장악한다는 의도가 아니고 뭐겠나. 실제로 벌어지는 공영방송, 공적방송, 공공방송에 대한 탄압 사례는 이를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선 정청래 과방위원장을 향한 격양된 목소리도 나왔다. 정 위원장이 개정안 의결 강행에 반발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발언 기회를 얻은 뒤에 발언하라” “회의 진행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하자, 권 의원은 “회의 진행을 개판으로 하니까 항의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반말이나 개판 등 듣기 볼썽사나운 발언 좀 자제해 달라”고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