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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112신고’ 허위로 처리… 일부 출동 않고 ‘출동’ 입력

입력 | 2022-12-02 21:39:00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경찰에 접수된 112 신고 가운데 일부가 허위로 처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이 출동하지 않고도 출동했다거나 신고자와 직접 통화했다고 경찰 내부시스템에 입력한 것이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신고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거나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도 직접 통화하거나 출동한 것처럼 112시스템에 입력된 사실 등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특별감찰팀이 참사 당일인 올해 10월 29일 오후 6시 34분~오후 10시 15분 접수된 112신고 11건을 조사한 결과다.

지난달 1일 경찰청은 11건의 녹취록과 신고 종결 내역을 공개하면서 4건은 파출소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했고 6건은 신고자와 전화로 상담한 뒤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별감찰팀 조사 결과 일부 신고 건의 경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에 특별감찰팀은 참사 당일 근무한 이태원파출소 팀장 2명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다만 경찰 내부에선 의도적인 조작으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선 파출소의 한 직원은 “출동한 장소 근처에서 비슷한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 출동’, 한꺼번에 많은 신고가 몰리면 먼저 들어온 신고를 일단 ‘상담 후 종결’로 입력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한편 특수본은 이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청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수본에 입건돼 소환조사를 받은 경찰 중 최고위직이다. 특수본은 김 청장을 상대로 핼러윈 당일 경비 기동대를 배치하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전날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 간부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이어 소방, 용산구청 책임자에 대해서도 다음 주중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