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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구속…與 “文 수사 촉구” 野 “정치보복”

입력 | 2022-12-04 08:37:00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되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의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데 대해 정치권 반응이 엇갈렸다. 여당에서는 “이제 진실의 선 너머에는 단 한 사람만 남게 됐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고, 야당은 “무차별적인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논평에서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로서 우리 국민을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죽음에 이르기까지 방치하고, 김정은 정권의 눈치 보기가 급급해 월북으로 단정 지어 명예살인까지 저질렀다”며 “월북몰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문 전 대통령이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에 앞서 관련 검찰 수사를 두고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데 대해 “잊힌 삶을 살겠다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좌불안석인 모양”이라며 “진실을 밝히는 여정에 도를 넘는 저항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당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제 진실의 선 너머에는 단 한 사람, 문 전 대통령만 남게 됐다”며 “문 전 대통령은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진실의 빛을 막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북한에 피살당한 국민을 월북으로 몰아간 것도 모자라 이제 측근까지 손절하면서 법치로부터 도망갈 궁리나 하고 있다”며 “월북 조작 사건의 최종 책임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반면 민주당은 서 전 실장 구속이 정치보복이라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권의 입맛에 맞춰 결론이 정해진 정치보복 수사는 결국 법정에서 심판받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 야당 탄압에 맞서 진실과 정의를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앵무새처럼 떠드는 ‘월북몰이’라는 주장에는 전혀 근거가 없다. 민간인이 왜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는지에 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못 한다”면서 “오로지 정치보복 차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누가 조국을 위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결국 언젠가는 깨어있는 시민의식의 힘으로 검찰의 수사 편의성보다는 피의자의 방어권과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더 엄격하게 존중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확신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에 더 적극적으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반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 그리고 여당이 한 일은 지난 정부의 그림자와 싸우는 일이었다”며 “어차피 그림자에 대고 헛발질을 하는 것이니 그냥 두고 보겠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그림자를 잡고 흔드는 수준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서해에서 북한의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친형 이래진씨(왼쪽)와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 뉴스1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