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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촉 쏟아지는 연말 그린… 집중력 쑥, 에너지 업[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입력 | 2022-12-05 03:00:00


18일 결혼하는 김시우(오른쪽), 오지현 골프 스타 커플. 결혼은 심리적 안정과 동기부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박태성 작가 제공

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은 요즘 결혼식을 챙기느라 바쁘다. 시즌을 마친 골퍼들의 청첩장이 10장 넘게 쏟아지고 있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한 임성재(24)와 김시우(27)는 각각 서울에서 17일과 18일 결혼한다. 임성재는 뉴욕대 음대 출신 예비신부와 화촉을 밝힌다. 김시우는 동료 선수 오지현(26)과 골프 커플이 된다. 최근 5년 5개월 만에 여자 골프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은 리디아 고(25)는 30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아들 정준 씨와 혼례를 치른다. 야구 축구에도 결혼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해 국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1.1세다. 운동선수들은 대개 30세 전후로 결혼하는 편이다.

사랑 또는 결혼은 운동선수의 경기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샌버나디노 캘리포니아주립대가 올림픽 출전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75%의 선수가 사랑에 빠졌을 때 높은 성과를 보였다. 사랑을 하면 도파민과 세라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다량 분비돼 즐겁고 유쾌한 기분을 느끼게 되고 집중력이 올라간다. 결혼은 심리적 안정을 주며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동기부여도 된다. 이성에 대해 한창 관심이 많을 때에 평생 반려자를 만나면 운동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월드컵에서 2회 연속 기적같은 승리를 거든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영권과 아내 그리고 세 자녀. 김영권은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16강 진출의 발판을 제공했다. 김영권 인스타그램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기적 같은 16강 진출을 도운 김영권은 24세 때 결혼한 뒤 1녀 2남을 둔 가장으로 가족이 가장 큰 힘을 주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27세에 결혼 후 PGA투어 전성기를 맞은 이경훈은 “운동선수는 친구가 많아 보여도 외로움이 심하다. 동반자가 늘 곁에 있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골프 교습가 이시우 프로와 프로골퍼 이보미의 소개를 통해 현재 약혼자를 만난 리디아 고는 “그를 통해 평안을 얻었다”며 고마워했다.

결혼 생활이 늘 핑크빛일 수는 없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에서 이혼율은 60%가 넘는다. 스포츠 스타들은 경기와 훈련을 하느라 집을 자주 비운다. 결혼 전 잘 모르던 성격 차이나 경제적인 이유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18회)에 빛나는 잭 니클라우스(82)에게 “내가 남긴 숱한 기록 중 가장 뜻깊은 건 ‘5’”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20세 때 대학 동문인 바버라 씨와 결혼한 뒤 얻은 5명의 자녀와 손자 22명이 가장 소중하다는 의미. 가족에 대한 헌신이 있었기에 60년 넘게 해로하며 골프 전설로 남았다. “행복하고 건강한 부부가 되기 위한 필수 3요소는 정직, 신뢰, 유머다.” 부부관계 전문가 셰리 스트리토프의 조언도 새겨볼 만하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집안에 깨가 쏟아져야 바깥일도 잘 풀리는 법. 고소한 냄새를 혼자 낼 수는 없다. 가족 구성원의 배려와 희생, 신혼부부를 위한 정책 지원도 필수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