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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타적 플레이로 선수단 ‘흥’ 돋워”… 캡틴 리더십 주목

입력 | 2022-12-05 03:00:00

[WORLD CUP Qatar2022]
황희찬 “경기전 형이 ‘널 믿는다’ 말해… 패스가 좋아 받아 넣기만 하면 됐다”
손흥민 “부족한 나를 동료들이 커버”… 이강인 “이젠 흥민이 형 골 도울 것”




“우리가 패한 건 손흥민(30·토트넘)처럼 위기 때 팀을 하나로 이끌어갈 리더가 없었기 때문이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한국에 1-2로 패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이 역대 세 번째 월드컵 16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하면서 선수단의 ‘흥’을 끌어올린 손흥민의 리더십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손흥민, 수비수 다리 사이로 황희찬에 패스 손흥민(가운데)이 3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후반 46분 포르투갈 수비수 사이로 황희찬(오른쪽)에게 패스를 찔러 넣고 있다. 황희찬은 이 패스를 받아 2-1 역전 결승골로 연결했다. 알라이얀=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이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팀에 끊임없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했던) 2002년 정신을 소환했다”며 “손흥민은 결국 황희찬(26·울버햄프턴)의 결승 득점을 도우면서 (3일 이 경기가 열린)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한국 팬들의 축하 파티 무대로 만들었다. 일본이 이미 16강에 진출한 상황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고 평했다. 황희찬도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손흥민 형이 경기 전에 ‘너를 믿는다. 오늘 꼭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형이 포르투갈 골대 쪽으로 공을 몰고 갈 때 (페널티) 박스에서 나를 찾을 것이라는 확신을 안고 뛰었다. 패스가 정말 좋아서 나는 그저 받아서 넣기만 하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작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주장인 내가 부족했는데 동료들이 커버해줬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우리 팀을 이끌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나는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더 높은 위치로 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동료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주고 잘 희생해주고 잘 싸워준 덕에 이길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英 BBC스포츠 “슈퍼히어로 손흥민” 영국 BBC스포츠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손흥민과 슈퍼히어로 배트맨 합성 사진. 사진 출처 BBC스포츠 트위터

라커룸에서 동료 선수 한 명, 한 명을 전부 안아주면서 고마움을 전한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감독님(53)의 마지막 경기를 벤치에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가나에 2-3으로 패한 2차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이날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동료 선수들도 아직 득점이 없는 손흥민의 ‘흥’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이강인(21·마요르카)은 “흥민이 형은 항상 팀 승리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든 축구 팬이 흥민이 형의 마무리 플레이가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걸 안다”면서 “앞으로 흥민이 형의 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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