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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고혈압 ‘빨간불’…5년새 30% 늘어

입력 | 2022-12-05 10:42:00


국내 20~30대 고혈압 환자가 매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자료를 분석해 보면 20세부터 39세까지 연령대에서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19만5767명에서 2021년 25만2938명으로 29.2%나 늘었다.

특히 20대 고혈압 환자의 경우 2017년 대비 2021년 44.4% 증가했다. 20대 여성 고혈압은 61.8%, 20대 남성 고혈압은 40.5%씩 급격히 늘었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혜미 교수는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증가 원인으로 ‘비만’과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요즘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먹방과 배달 음식, 외식 위주의 소비 트렌드 등으로 인해 짜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많이 먹는 반면에 바쁘다는 이유로 운동량은 적어져 비만율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또한 장기적인 코로나19 엔데믹과 취업난 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져 젊은 고혈압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혈압은 비만과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댈러스 심장 연구(Dallas Heart Study)에 따르면 비만은 교감신경 활성이나 혈압을 올리는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평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병원에서 20~30대 비만으로 진단된 환자는 6340명에서 2021년 1만493명으로 65.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20~30대 젊은 층에서의 고혈압 환자 증가는 비만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스트레스 역시도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30대 고혈압 환자들은 학업, 취업과 바쁜 경제활동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와 피로도는 높다. 하지만 일상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층에서 고혈압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율은 낮은 실정이다.

김 교수가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대에서 고혈압 인지율은 17%에 그쳤다. 또 치료율은 14%밖에 되지 않았고, 지속치료율도 전체 연령층 중 20~30대가 가장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김 교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고혈압 인지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나, 혈압 측정 기회가 적을수록 고혈압에 대한 인지율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젊은 층일수록 만성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과 건강에 대한 관리가 부족해 나타난 결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병원에 찾아온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의사에게 진단을 받거나 치료받는 비율이 낮아 고혈압을 오래 방치해 심장이나 신장과 같은 장기가 손상된 상태로 뒤늦게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 없이 오랜 기간 노출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하므로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시기에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순환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해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상혈압은 수축기 120mmHg 미만, 확장기 80mmHg 미만이며, 고혈압 전 단계는 수축기 혈압 120~139mmHg, 확장기 혈압 80~89mmHg 사이로 젊은 나이에라도 평소 자신의 혈압에 관심을 가지고 수시로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 웨어러블 스마트 워치, 블루투스 혈압측정기 등을 활용한 혈압 측정이 가능한 첨단 스마트기기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기름진 음식,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생선, 견과류 위주의 올바른 식습관을 갖추고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노력이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