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한 중국인들의 불만이 폭발하기 시작하자 중국 정부가 봉쇄 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했으나 이에 따른 위험 부담이 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외교관계위원회(CFR) 중국 보건 전문가 황옌중 박사는 NYT 기고문에서 시진핑 주석이 추진해온 봉쇄정책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됐지만 봉쇄를 완화함에 따라 사망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부터 중국 공산당은 막대한 자원을 쏟아 부으며 성공적으로 확산을 막았다. 그러나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처럼 전파력이 큰 변이가 발생하면서 확산을 막기가 힘들어졌다.
이처럼 바이러스 확산 억제가 고령자의 백신 접종을 줄여 면역력이 약한 상태가 되면서 봉쇄 정책이 오히려 강화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시 주석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성공했다며 중국 권위주의 체제가 우월하다는 증거로 내세워 왔다. 지난 10월 공산당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날 준비를 할 수 없었다.
지난 주 중국에선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매일 수만 명씩 발생했다. 이들과 접촉한 수백 만 명을 추적해 격리했다. 대부분 증상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추적해 격리하느라 과도한 자원을 쏟아 부은 탓에 재정 압박이 커졌고 경제가 침체됐다.
당국의 정책만 믿고 순응하던 중국인들이 인내심을 잃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봉쇄 정책 완화가 필요하다면서도 팬데믹에 맞서 “전투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전투적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몇 주가 중요한 고비다. 지방 당국들은 봉쇄를 완화하라는 여론과 재정적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다. 그러나 중앙 정부의 분명한 지침이 없기 때문에 봉쇄 완화가 성급하고 혼란스럽게 진행돼 감염이 폭증할 것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코로나 사망자가 5233명이다. 미국의 100만 명, 브라질 59만 명, 인도 53만 명에 비하면 크게 적은 숫자다.
그러나 감염자 폭증이 크게 우려된다. 봉쇄 완화로 첫 6개월 동안 중국인구의 4분의 1인 3억6300만 명이 감염되면 사망자가 62만명에 달하고 중환자실 입원자수가 하루 3만2000명으로 늘어나면서 사회적, 정치적 위기가 발생할 것이다. 3년 동안 봉쇄정책을 고수하느라 감당한 희생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 중국이 어떻게든 피하려고 애써온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