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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상공인 온라인 장터 ‘동백몰’ 활성화 대책 절실

입력 | 2022-12-06 03:00:00

지역 소상공인 위한 쇼핑몰로 운영
접속 어려워 2년간 이용률 저조
상인 한 명이 한 달간 5200원 벌어
영세상인에게 마케팅 지원해야



부산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만들어진 쇼핑몰인 ‘동백몰’의 이용률이 저조해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부산 수영구 수영팔도시장에서 동백몰을 구동한 모습.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동백몰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4일 오후 부산 수영구 수영팔도시장. 상인과 시민 5명에게 “지역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개설된 쇼핑몰 동백몰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모두가 “처음 들어봤다”며 이렇게 답했다. 동백몰이 2년 넘게 운영되고 있지만 이용하는 시민이 드물고, 이 때문에 입점 상인들도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있으나 마나 한 쇼핑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동백몰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상인 1인당 月 매출액 5000원
동백몰은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 애플리케이션(앱)과 연계된 지역 소상공인 상품 물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다. 2020년 초부터 지역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일었고, 2019년 12월부터 동백전을 운영해온 KT 등이 동백몰을 개발해 2020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백전과 동백몰 등의 개발과 운영을 위해 KT가 부산시로부터 2020년 받은 예산은 9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동백몰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것. 동아일보가 확보한 부산시의 ‘2022년 동백몰 실적 추이’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1970명의 상인이 1만7830개의 제품을 동백몰에 올려 판매하고 있다. 숙박업 종사자 1385명도 숙박 상품을 등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곳의 결제액은 총 1759만 원. 상인 1명이 한 달간 올린 매출이 약 5200원에 그친 셈이다. 특가상품 기획전 같은 이벤트가 진행된 7, 9월의 결제액은 그나마 각각 8093만 원과 516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대부분은 월 2000만∼4000만 원에 그쳤다.

이처럼 흥행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로 접속 시스템이 불편하다는 것이 지목된다. 동백전 앱을 켜고 ‘동백몰’ 아이콘을 눌러야만 쇼핑몰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트 주소를 통해 다른 브라우저에서 열려고 해도 접속이 안 된다. 여성의류 전문 쇼핑몰 ‘난닝구닷컴’과 화장품 쇼핑몰 ‘스타일난다’ 등의 제품이 지마켓과 인터파크 등의 오픈마켓에서 검색되는 것과 달리 동백몰의 제품은 오픈마켓에서 찾을 수 없다. 현모 씨(37)는 “부산 소상공인 판로 확대를 위해 만든 쇼핑몰이라면서 동백전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지역 시민은 접속조차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가격 경쟁력이 좋지 않으면 부산시민조차 이곳에서 물품을 구입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 부산어묵 등 특산물도 찾기 어려워
제주 콜라비와 강진농협 쌀, 영광법성포 참굴비….

5일 동백몰에서 ‘인기상품’으로 분류돼 가장 첫 화면에 보이는 제품들이다.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제품 판매를 위해 제작된 전문 쇼핑몰임에도 부산 대표 특산물인 기장 미역과 부산어묵, 대저 짭짤이 토마토 등은 찾기 어려웠다.

디퓨저의 생산지를 상세페이지로 확인한 결과 경기도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의 특산물이나 공산품이 부산 유통업체를 통해 동백몰의 제품으로 등록된 까닭에 부산시가 다른 지역의 생산품임에도 ‘지역 소상공인의 판매 제품’으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은 “대부분의 영세 자영업자가 상세페이지 제작 등 온라인 마케팅 방법을 몰라 제품을 동백몰에 등록할 수 없다”며 “이들 제품의 판매를 대행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또 “동백몰처럼 동백전 연계 서비스가 활성화돼야 결제 페이백이 없어도 지역화폐가 경제정책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상거래 전문가로 알리바바 한국 공식 파트너를 맡은 씨케이브릿지 홍성용 대표는 “동백전을 통하지 않아도 접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며 “부산 특산물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고 입소문이 나야 자연스레 이용자도 늘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백몰의 문제점을 파악해 활성화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