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민 해외부문 사장,10월 방한때 한국의 소형생산 능력 긍정 평가 업계 “부평2공장, 재가동 가능성” “노사관계 개선 선행돼야” 지적
10월 방한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2인자 실판 아민 해외사업부문 사장(사진)이 한국의 전기차 생산 기지로서의 가능성을 시사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GM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노사문화 개선 등 경쟁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아민 사장은 한국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차는 개발 기간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1, 2년은 더 짧다”며 “한국은 경형 및 소형 차량 생산에 큰 장점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재 전기차는 중형급 차량 이상에서만 경제성이 있다”며 “배터리 기술이 더 좋아지고, 배터리 단가가 낮아지면 소형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소형 및 경형 전기차 개발과 생산이 급격히 늘어날 시점이 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GM으로서도 글로벌 생산기지 중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현재 GM이 내연기관차에서 얻는 영업이익은 8∼9% 수준이지만, 전기차는 그 절반이 안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GM은 전기 배터리 성능이 좋아지고, 가격이 떨어지면 2028년경 전기차도 내연기관차량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은 지난달 26일 경기 부평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GM 글로벌 생산전략에서 한국GM이 점차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가파른 전기차 시장 성장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한국GM의 몸값을 다시 높여줄 수도 있는 셈이다.
실제 GM이 가동 중단 또는 폐쇄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변화시키는 사례도 꽤 있다. GM은 2018년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5개 공장을 폐쇄했다. 이 중 캐나다 온타리오 잉거솔 공장을 상용 전기차 ‘브라이트드롭’ 생산 기지로 탈바꿈시켰다. 공장을 폐쇄하면서도 매각하지 않았고, 필요한 시점에 용도 변화를 준 것이다. 한국GM도 아직 부평2공장 매각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의 미래 전략에 따라 공장 활용 방안이 결정될 것”이라며 “부평1공장과 기능이 맞물려 있는 부분도 있어 2공장만 따로 매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GM이 전기차 생산기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불안한 노사 관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M 본사는 한국GM 노조의 파업 등에 따른 생산 차질과 비용 상승을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뛰어난 생산 능력은 이미 인정받았지만 안정적인 노사 관계 구축과 생산 단가 경쟁력 개선이 뒷받침되는 것이 생산물량 확보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