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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反정부 시위대, 3일간 총파업 예고

입력 | 2022-12-06 03:00:00

30개 도시 동시다발 파업-시위
당국과 충돌 불가피… 긴장 고조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총파업에 들어가자는 소셜미디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위를 겸한 총파업이 벌어질 경우 이란 당국과 시위대 간 충돌이 더욱 고조될 것이란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 시간)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가 5일부터 3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란 내 인권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복수의 트위터 계정에 이 같은 제안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으며 최소 이란 전역 30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파업과 함께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수도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자는 제안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의 이런 움직임은 이란 정부가 히잡 착용을 단속하는 도덕 경찰 폐지와 히잡 착용 의무화 규정 완화를 두고 엇박자를 내는 가운데 나왔다.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이란 검찰총장이 3일 한 종교행사에서 “도덕 경찰은 사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도덕 경찰 폐지를 시사한 것과 관련해 이란 국영 방송인 알알람TV는 “외신들이 그의 발언을 도덕 경찰 폐지와 연관 짓고 있지만 그의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이란 사법부가 도덕 경찰과 관련 없다는 주장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도덕 경찰을 관할하는 이란 내무부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아랍 걸프 국가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알리 알포네는 몬타제리 검찰총장의 도덕 경찰 폐지 발언을 두고 AP통신에 “시위자들에게 진정한 양보를 하지 않으면서 국내 불안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란 시민들 사이에서 도덕 경찰 폐지 언급 등에 “속지 말자”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한 방송사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 “이란 정부의 도덕 경찰 폐지 뉴스를 내보내지 말라”는 ‘이란 혁명 2022’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이란 당국의 도덕 경찰 폐지와 히잡 착용 의무화 조항 완화 시사 등을 “시위대 눈을 가리기 위한 가짜 뉴스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