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Qatar2022] 한국 대표팀, 브라질 맞서 투혼의 16강전… 국민들 밤샘 응원
대표팀이 좋은 기회를 놓치면 아쉬움의 탄식이 쏟아졌다. 브라질 선수들이 한국 골문 가까이에서 슈팅 기회를 잡으면 “안 돼!” 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TV 앞에서, 광장에서 국민들은 이렇게 뜬눈으로 아침을 맞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도 거리 응원을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았고 해외 교민들도 삼삼오오 모여 태극전사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었다.
잠 못 든 대한민국… 영화관-파티룸-호프집서 밤샘 응원
16강 브라질전 ‘뜨거웠던 새벽’
“경기 응원하고 바로 출근해야죠”
술집들은 영업 연장해 매출 껑충
해외동포들도 “오 필승 코리아”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을 몇 시간 앞둔 5일 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위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종로구의 한 상가 관계자가 8강 진출을 기원하며 현수막의 ‘16’을 ‘8’로 고치는 모습.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광주 서구에 사는 직장인 김재훈 씨(27)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김 씨는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기 위해 회사에 6일 연차 휴가를 내고 5일 저녁 서울로 올라왔다. 김 씨는 “세상 살기가 팍팍하고 어려운 요즘인데, 태극전사들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줘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 새벽 4시 경기에도 “대∼한민국”
브라질을 상대로 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6일 새벽 시민들은 곳곳에서 밤을 새우며 대표팀을 응원했다.평소 같으면 불이 꺼졌을 번화가나 대학가의 주점도 새벽까지 환했다. 대학생 박모 씨(25)는 “친구들과 같이 브라질전을 즐기려고 16강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바로 학교 근처 술집을 예약했다”면서 “원래 새벽 3시까지만 여는 곳인데 연장 영업을 한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 호텔·파티룸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
호텔·모텔이나 파티룸 등을 대여해 밤샘 응원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광화문 인근 직장에 다니는 이모 씨(26)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친구들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했다. 이 씨는 “포르투갈전 때 극적으로 이기는 걸 보고 혼자 보면 아쉬울 것 같아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고 했다.직장인 김승현 씨(32·경기 용인시)는 직장 축구 동호회원 10명과 함께 용인의 파티룸을 빌렸다. 김 씨는 “2002년에도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올라갔는데, ‘어게인 2002’ 느낌이어서 흥분됐다”면서 “휴가는 못 내서 경기를 본 뒤 잠깐 눈을 붙였다가 출근할 생각”이라고 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파티룸 5곳을 대여하는 사업을 하는 서모 씨(40)는 “한 곳에 25명이 들어가는데 서울 신촌 파티룸은 일찌감치 예약이 다 찼고 다른 곳도 대부분 예약이 끝났다”고 했다.
응원 열기는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미국 뉴욕에 사는 박성재 씨(28)는 경기를 앞두고 동아일보 기자와 나눈 메신저 대화에서 “경기가 현지 시간으로 월요일 오후 2시라 오후 반차 휴가를 내고 직장 동료, 한국인 친구들과 술집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한국에서 거리응원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렇게나마 달래려고 한다. 승패와 관련 없이 16강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했다.
○ “주인장도 손님도 다 함께 응원”
자영업자들은 ‘카타르의 기적’이 낳은 ‘월드컵 특수’를 맞기 위해 전날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5일 서울 강남역 인근을 비롯해 번화가의 상당수 술집들은 영업시간을 브라질전이 끝나는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로 연장한다는 안내 문구를 붙였다.서울 용산구에서 와인 바를 운영하는 차영남 씨(34)는 “손님들과 다 같이 응원하며 에너지를 느끼고 싶어서 월요일 휴무도 반납하고 늦은 시간 가게 문을 열었다”며 “손님들이 아침까지 드실 수 있도록 북엇국 재료도 따로 준비했고, 출근 때문에 술을 안 드실 분들을 위해 알코올이 없는 음료도 추가로 마련했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