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마음이 힘들었는데 국민들에게 행복을 줘 기억에 남는 월드컵이었습니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끝난 6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정석훈 씨(22)는 경기가 끝나고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시민들은 전반전 브라질에 4골을 내줬지만, 후반전에도 자리를 지키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날 거리응원에는 3만5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 있다. 뉴시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 경기를 앞두고 6일 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응원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후반전 1분 손흥민 선수의 돌파 이후 슈팅이 브라질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곳곳에서 탄식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후반 30분 백승호 선수의 중거리슛이 골로 이어지자 사람들은 모처럼만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지르며 ‘오~대한민국 승리의 함성’을 불렀다.
8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시민들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며 대표팀을 위로했다. 직장인 윤금선 씨(68)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월드컵으로 기쁨을 안겨준 대표팀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시원 씨(24)는 “처음에 골이 많이 먹혀 안타까웠지만,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한 선수들이 좌절하지 말고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 이후 각자 자리에 있는 쓰레기를 정리하고, 안전요원들의 통제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광장을 빠져나갔다.
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