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 소설 ‘아몬드’
저작권 중개를 담당하는 출판사 창비가 공연 한 달여 전 이 사실을 알고도 작가에게 뒤늦게 전달하면서 저작권 보호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가 된 공연은 지난 3~4일 경기도 용인시 평생학습관큰어울마당에서 열린 ‘아몬드’의 4번째 상연(민새롬 연출, 고양문화재단 주관, 용인문화재단 주최)이다. 앞서 2019년 9월, 지난해 5월 그리고 올해 5월 3차례 무대에 오른 과정과 달리 최근 공연에선 출판사 및 원작자와의 상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출판사 창비는 5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저작권자 허락 없이 이 연극의 제4차 공연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뒤 초연부터 공연을 올렸던 극단과 주관사에 항의하고 사용 조건을 협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작권 침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작가에게 신속히 공유하지 않았다.
창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화면 갈무리.
손 작가는 창비 인스타그램을 통해 “떠밀리듯 상연에 동의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출판사 편집부와 저작권부, 연극 연출자가 ‘저작권’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허약한 인식을 갖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임을 넘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실을 공론화한 데 대해 “창작자의 영혼이 아무렇지도 않게 증발되는데 일조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전했다.
연극 ‘아몬드’를 연출한 극단 청년단의 민새롬 연출은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청년단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앞으로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