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 장병들을 사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敵)이란 표현이 국방부가 매년 발간하는 국방백서에서 6년 만에 부활한다.
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내달 발간 예정인 ‘2022 국방백서’ 초안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란 표현이 담겼다.
소식통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우리의 분명한 적이란 게 정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을 적으로 다시 명시하는 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서 비롯됐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올 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주적은 북한”이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5월 초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방백서 등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 또한 이에 맞춰 5월2주차 장병 정신전력 교재에 “북한의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안보 위협이며, 이런 안보 위협이 지속되는 한 북한군과 북한 정권은 우리의 적”이란 내용을 담았다.
지난 1995~2000년판 국방백서엔 ‘북한=주적’이란 개념이 담겼다. 1994년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페이스북에 올린 글.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 뉴스1
군 당국은 앞서 2000년까진 국방백서를 매년 발간해왔으나, 2001~3년엔 백서 대신 정책자료집을 내면서 ‘북한은 주적’ 표현을 뺐고, 2004년 국방백서부턴 격년제로 발간되고 있다.
그러다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전 등이 발생한 뒤 그해 국방백서에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다시 등장했고, 이는 박근혜 정부 시기였던 2016년까지 유지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