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한국 벤투 감독이 브라질에 1-4로 패한 뒤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한국과 헤어지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53)에 대해 태극전사들은 아쉬움을 전하며 앞날을 응원했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브라질 16강전이 끝난 뒤 대표팀 ‘캡틴’ 손흥민은 취재진과 만나 벤투 감독에 대해 “4년 동안 감사하다는 인사로는 부족할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감독님이 어떤 축구를 하시는지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 많은 분이 의심하셨는데 결국엔 월드컵에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보이니 박수를 보내주셨다”며 “어떻게 보면 4년 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우리 선수들 몸에 익은 거다. 이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더 앞으로 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황인범은 “감독님은 내게 정말 감사한 분이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며 “‘저 선수를 왜 쓰냐’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감독님이었다면 흔들렸을 텐데도 저를 믿어주셨다. 그분으로 인해 제가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공격수 조규성도 “감독님이 선수들과 한 명씩 악수하실 때 나도 눈물이 나왔다. 정말 슬펐다”며 “감독님과 코치진이 없었다면 내가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는 조규성에게 지시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벤투호의 중원을 지키던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도 “4년을 돌아보면 매 순간 완벽하지 않았고 힘들 때나 경기력이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감독님이 중심을 잡아주고 흔들리지 않게 해주셔서 여기까지 왔다”며 “원하는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선수들과 우리 팀이 자랑스럽고 후회도 없다”고 말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는 “선수들은 다 믿고 있었다”며 “16강에서 끝나 아쉽지만 그래도 준비한 것이 잘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2018년 8월 한국 사령탑에 오른 벤투 감독은 한 번의 월드컵을 준비하는 여정 전체를 지휘한 끝에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브라질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로 한국 감독직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거취를 정할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