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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포드 합작사, 美 최대 배터리 공장 ‘첫삽’… “3년내 톱3 목표”

입력 | 2022-12-07 03:00:00

블루오벌SK, 켄터키공장 기공식
SK온 지동섭 사장 “IRA 조건 맞춰
한국 배터리 장기적 유리한 환경”
양사, 작년 생산기지 3곳 구축 합의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가 5일(현지 시간)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에서 공장 뼈대를 이룰 H빔에 서명하고 있다. SK온 제공


SK온과 미국 포드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미국 최대 배터리 공장의 기공식을 열고 현지 시장 공략의 첫발을 내디뎠다.

양 사는 5일(현지 시간)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각각 4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블루오벌SK 1, 2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블루오벌SK는 완벽한 파트너십을 맺어온 양 사 간 협력의 상징”이라며 “전기차의 미래를 선도할 이곳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에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배터리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장기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만드는 SK 배터리에는 호주와 칠레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의 광물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SK온은 미국 중심 공급망에 선제 투자했기에 IRA 보조금 지급 조건을 맞출 수 있다는 의미다.

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의 광물을 사용해 미국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한다. 중국산 배터리나 미국에서 생산하더라도 중국산 광물을 많이 쓴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다. 지 사장은 “중국산 광물은 중국이나 유럽 생산기지 공급망에 활용하는 등 IRA 전부터 효율적 물류 체제를 구축해 왔다”고 덧붙였다.

소재 공급망 다변화와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을 통해 현지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인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이 한국 배터리 기업과 앞다퉈 손잡는 이유다. IRA에는 미국에서 배터리 1kWh(킬로와트시)를 생산할 때마다 35달러씩 세액공제 형태의 배터리 보조금 지급도 명시돼 있다.

지 사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나올 IRA 세부 지침(가이드라인)을 봐야 배터리 보조금 실제 지급 규모 등이 혜택일지 따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SK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도 다른 기업보다 미국 투자를 선제적으로 늘렸다. 앞서 가는 한국 배터리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앞서 SK온과 포드는 지난해 5월 총 10조2000억 원을 투자해 켄터키 및 테네시주에 연간 129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생산기지 3곳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129GWh는 105kWh 배터리가 들어가는 포드 F150 라이트닝 전기차 픽업트럭 약 1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픽업트럭으로 꼽히는 F150의 전기차 버전인 이 차종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직접 시승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켄터키와 테네시 블루오벌SK 생산기지와 조지아 SK온 단독 공장, 향후 터를 선정할 현대자동차 공급용 배터리 공장 등을 포함하면 SK온의 미국 생산 능력은 2025년까지 180GWh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5위 SK온은 미국 공략을 통해 3위 중국 BYD와 4위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겠다는 포석이다. 지 사장은 “2025년에는 세계 3위권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