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16강 진출을 이끈 포르투갈전 역전 결승공의 주인공 황희찬(울버햄튼), 특급 조커 이강인(마요르카), ‘코리아 넘버 나인’ 조규성(전북) 등 선수단 26명이 하나로 똘똘 뭉쳐 만든 성과다.
여기에 빠지면 안 되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27번째 태극전사’ 오현규(21·수원)다.
손흥민이 월드컵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안와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손흥민의 출전이 어려울 경우, 오현규가 그 자리를 메울 카드였다.
모두가 알 듯 손흥민은 조별리그 3경기, 브라질과 16강전까지 4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오현규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벤치에 앉을 수 없었다. 등번호도 없었다. 최종엔트리에 든 26명은 1~26번 사이에서 등번호를 정할 수 있다.
등번호 없는 유니폼을 입었지만 묵묵하게 훈련 파트너로 땀을 흘리며 4년 뒤를 기약했다.
K리그에서 보여준 가능성이 벤투 감독의 눈에 들었다. 오현규는 올 시즌 K리그1(1부)에서 13골(3도움)을 터뜨렸다.
특히 벼랑 끝에 몰렸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골을 터뜨리며 명가 수원 삼성의 잔류를 이끌었다.
비록 그라운드를 밟진 못했지만 월드컵만 갖는 압도적인 분위기와 훈련, 세계적인 선수들을 눈앞에서 보며 폭넓은 기량 발전의 기회로 삼았을 것이다.
오현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록 정식 엔트리도 아니고 그라운드도 밟지 못했지만 꿈의 무대인 월드컵에 한 일원으로 함께 한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큰 기쁨이었고 영광이었다”며 “함께 월드컵을 준비하고 땀 흘리는 순간이 저에게는 큰 배움이었다”고 했다.
4년 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숫자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빌 오현규를 기대한다.
[도하(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