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자회견 중 “한국, 월드컵 직전까지 선수들 혹사시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알라이얀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브라질과 16강전을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뉴시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53)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이후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가 지난달 했던 작심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10일 월드컵 최종명단 발표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 선수들이 월드컵 직전까지 K리그 및 FA컵을 위해 혹사 수준으로 경기를 뛰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축구에서 선수 휴식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중요한 건 돈과 스폰서이고 대표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길 원하는 것 같은데, 올바른 방식으로 팀과 선수를 도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진수(전북)의 경우 몸 상태가 좋지 않다. 하지만 그건 놀랍지도 않다”며 “(김진수는) FA컵 결승 2차전 전반 30분경 다치고도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몸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월드컵을 잃을 수도 있는 큰 리스크를 가지고 경기에 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K리그 막판에 많은 경기를 소화한 김문환(전북)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진수는 K리그 31경기와 FA컵 4경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경기에 나섰고 김문환은 리그 28경기, FA컵 5경기, ACL 6경기에 각각 출전했다. 여기에 A대표팀과 동아시안컵 등 대표팀 경기에도 계속 부름을 받았다.
월드컵 출전이 기정사실이었던 이들은 시즌을 마치자마자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러나 김진수는 부상 여파로 대표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으며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한국 벤투 감독이 브라질에 1-4로 패한 뒤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뉴시스
12년 만에 한국 축구를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벤투 감독은 4년 4개월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거취를 정할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