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인근 이어 군비행장 드론 공격 러 “우크라 소행” 국가안보위 소집 “전쟁 체감 못하던 러 국민에도 타격”
크림대교 복구 작업 보고받는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5일 크림대교를 방문해 마라트 후스눌린 부총리(왼쪽)로부터 복구 작업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크림대교에서 직접 메르세데스벤츠를 운전하면서 불에 그을린 부분을 살펴보기도 했다.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는 10월 대규모 폭발 사건이 발생해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케르치=AP 뉴시스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본토 군 비행장 연료저장탱크가 또 드론 공격을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즉시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확전 위기가 커지자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도, 권고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주지사는 6일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쿠르스크 비행장 연료저장탱크가 폭발했다”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00km 떨어져 있다. 전날에는 러시아 서부 랴잔시 댜길레보 공군기지, 남부 엥겔스 공군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국내 안보 보장을 위해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회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잇단 본토 군사시설 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러시아 군 내부로서도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앞서 공군기지 2곳 공격이 자국 군에 의한 것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사실이라면 이미 우크라이나군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수도 모스크바까지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란 의미다. 러시아 국민 여론도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믹 라이언 전 호주 육군 장교는 온라인 플랫폼에 “이번 공습은 전쟁은 대체로 먼 곳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한 러시아 국민에게 ‘심리적 타격’을 가했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고조되는 확전 위기와 러시아의 핵 위협을 우려하는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간접적으로 경고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것(우크라이나 지원 무기)이 방어용이란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