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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도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의사표시 없으면 알아서 운용, 수익률 좇는 머니무브 가속화

입력 | 2022-12-08 03:00:00

[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




연 2%대에 불과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도입해 올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달부터 관련 상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300조 원에 육박하는 퇴직연금 자산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일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앞서 38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220개 상품의 승인을 신청한 가운데 165개가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았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알아서 운용하는 제도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반드시 가입해야 하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는 원하면 가입할 수 있다.

호주, 미국처럼 한국이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것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묶인 퇴직연금 자산을 투자형 상품으로 유도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295조6000억 원)의 86.4%가 은행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묶여 있다. 지난해 원리금 보장 상품의 수익률은 연 1.35%로 실적 배당형(연 6.42%)보다 훨씬 낮다.

디폴트옵션 상품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타깃데이트펀드(TDF)다. 특정 목표 시점(Target Date·은퇴 시점)에 맞춰 국내외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젊을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높이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을 늘려 위험을 낮춘다. 국내 TDF 시장은 2016년 말 672억 원에서 지난해 말 10조9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미국에서는 2019년 기준 디폴트옵션 가입자의 87.3%가 TDF 상품을 선택할 만큼 인기가 높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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