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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조 흑자 공적연금, 개혁 없이는 2070년 242.7조 적자

입력 | 2022-12-08 06:06:00


ⓒ News1 DB

연금제도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는 2070년에는 4대 공적연금 재정수지 적자액 규모가 242조7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보험료율 인상이나 소득대체율 인하 등 모수개혁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추가적인 개혁 논의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 지체하면…” 4대 공적연금 재정수지 2070년에 242.7조원 적자

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NABO Focus 공적연금개혁 논의현황과 향후과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대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을 운용 중이다.

현행 제도 체계를 보면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로 운용된다. 나머지 3대 직역연금의 경우 현행 기준소득월액의 14%에서 18%, 연금지급률은 1.9%에서 1.7%다.

이들 3대 직역연금은 그동안 ‘적게 내고 많이 받는 식’으로 운영돼오다 사학연금을 제외하고는 연기금 고갈 사태를 맞았고, 지금까지 네 차례의 체계 개편을 통해 현행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기금 고갈’에 따른 연금제도 지속가능성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회관. ⓒ News1 DB


예산정책처는 현행 제도 개혁 없이 그대로 유지할 경우 4대 공적연금 재정수지 적자 폭이 오는 2070년에는 242조7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들 4대 공적연금의 재정수지는 2022년 불변가격 기준 38조2000억원 흑자를 기록 중인데, 2040년쯤 적자로 전환한 뒤 2070년 그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얘기다.

연금별로 국민연금 재정수지의 GDP 대비 비율은 2022년 2.0%에서 2070년 ?5.7%로, 같은 기간 사학연금은 0.0%에서 ?0.19%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무원·군인연금도 현재 재정수지 적자가 지속 확대하면서 2070년 GDP대비 비율이 각각 ?0.52%, -0.14%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미 기금이 고갈된 군인·공무원연금을 제외하고 국민연금·사학연금의 적립금이 소진되지 않게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2022년 불변가격 기준 국민부담금은 2070년 기준선 1072조원보다 20.4% 증가한 1290조원이 될 것으로 추계했다.

기금 고갈로 국가보전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공무원?군인연금의 경우 수급자 1인당 국가보전금은 올해 연간 726만원에서 2070년에는 1754만원으로 2.4배 늘 것으로 예상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호영 위원장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 강기윤 국민의힘 간사가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공적연금 개혁 어떻게…보험료율 인상 등 모수개혁 활용하면서 추가 개혁 논의도

우리나라 공적연금 개혁을 위한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는 모수개혁 방식이 떠오른다.

모수개혁은 기존 연금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등 수치를 조정,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이 우리와 같은 공적연금 재정문제 해결을 위해 보험료 인상, 수급개시연령 상향 조정, 소득대체율 인하 등의 방식을 채택·운용해 효과를 봤다.

우리나라도 과거 3대 직역연금에 있어 네 차례 점진적 개혁을 추진했는데, 보험료율 인상 등의 모수개혁 방식이었다. 또 다른 방식은 공적연금을 통합하거나 부분 민영화 등에 나서는 구조개혁도 있는데 영국, 일본 등이 운용 중이다.

국민연금 고갈을 대비한 보험료율 인상 등의 모수개혁 작업은 정부 주도로 추진된다. 기금 고갈 현실화가 당면 현안인 데다 현행 연금제도의 전체 틀 내에서 보험료 인상 등 세부 사안을 조정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문제는 전체 틀을 바꾸는 구조개혁이다. 국민연금과 직역연금(공무원·군인·사학연금)을 통합하는 방식인데 정부는 이 작업을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넘겼다.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통합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시절 필요성을 제시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미 공무원·군인·사학 연금의 경우 보험료보다 연금 지출액이 더 많아 적자를 국민 세금으로 메우고 있어, 지급액 기준을 국민연금과 동일하게 맞추자는 주장이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3차 연금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정부와 여야는 정파를 떠나 ‘연금개혁의 필요성, 사회적·정치적 합의를 통한 제도개선’에 공감대를 같이했다.

정부는 이해관계자별 간담회, 대국민 의견수렴, 전문가 포럼 등을 거쳐 연금개혁특위 운영 결과와 재정계산위원회 논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기초연금 개선방안을 포함한 종합 운용 계획은 내년 10월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예산정책처는 “모수개혁의 장점을 활용하되 재정적자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한계를 고려해 중장기적으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개혁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공적연금 재정적자에 대한 해결을 미룰수록 국민들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므로 중장기적으로는 공적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형평성 등을 고려해 모수개혁과 함께 다른 방향의 개혁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