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벤투호의 팀닥터를 맡은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8일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1·2차전에서 결장한 황희찬이 3차전인 포르투갈전에서 교체 투입돼 역전골을 넣은 것과 관련해 “파울루 벤투 감독님의 기다림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왕 교수는 이날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3차전 후반 20분 황희찬의 교체 투입 시점과 관련해 “절묘했다”며 벤투 감독의 전략을 평가했다.
왕 교수는 “사실 팀닥터로서도 욕심이 생겨 (황희찬이) 두 번째 경기에는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이 있었고, 황희찬 선수도 너무 강하게 참여하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면서 “하지만 벤투 감독님은 끝까지 기다려서 최상의 컨디션인 상태에서 적절한 순간에 딱 투입시켰기 때문에 벤투 감독님의 용병술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성적을 거둔 축구 대표팀이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벤투 감독이 팬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2022.12.07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통증과 관련해선 “(손흥민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통증은 뛸 때 없다고 얘기는 해주셨다. 그런데 의사로서는 수술한 지 3주도 안 돼서 경기를 한다는 건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손흥민의) 너무 의지가 강하고 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강해서 말리기가 어려웠다. 특히 헤더를 할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는 했는데, 아무 문제 없이 잘 끝나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도핑 우려 때문에 진통제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뛰었다. 왕 교수는 “보통 수술한 다음 2주 내지 4주는 마약성 진통제, 강한 약을 사용하고 있는데 도핑, 약물검사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다”며 “수술하는 당일 마취 중에 한 회만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진통제 중에 가장 약한 약인 타이레놀 계통의 약만 먹고 진통을 참고 지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동 16강’ 월드컵 대표팀 귀국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이자 방문 월드컵 사상 두 번째로 16강 진출을 이뤄낸 태극전사들이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많은 응원으로 멀리 카타르에까지 힘을 실어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한목소리로 전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조규성 황인범 나상호 조현우 손흥민 조유민 이강인 황의조 황희찬. 인천=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수비의 핵심 김민재의 종아리 부상과 관련해선 “부상 당시 비디오를 보면 큰 수축력에 의해 상당한 무리가 간 게 맞다”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김민재 선수의 회복을 5000만 국민이 바라보고, 응원하고, 다시 출전하기를 바랐기 때문에 무리한 상황이기는 했어도 다행히 뛰어줬고, 큰 문제 없이 끝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