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낮아지겠지만 감수 물가 당분간 5% 수준 이어갈 것”
한국은행이 성장보다는 물가가 우선임을 또다시 밝혔다. 내년에 한국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더라도 물가부터 잡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져도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소비자물가에 대해 “당분간 5%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소폭 내렸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다시 오를 수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은은 다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하락, 주택 경기 부진 등이 겹쳐 민간소비가 빠르게 위축되면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형인 국내 자금시장 경색은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은은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 둔화로 인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나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 등에 대한 높은 경계감이 유지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대규모 기업어음(CP)의 만기가 도래해 금융기관들이 차환(신규 발행으로 만기 상품을 상환)이나 상환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