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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코인 위믹스 결국 퇴출… 투자자들 “믿음의 끝이 피눈물” 절규

입력 | 2022-12-09 03:00:00

한때 시총 3조 넘었던 대표 코인
국내 4대 거래소 거래 전면 중단
테라-루나 이어 코인시장 신뢰 바닥
“허술한 유통 점검, 규제 입법 시급”



가산자산 ‘위믹스’를 발행한 위메이드 경기 성남시 사옥. 위믹스는 8일 오후 3시부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됐다. 성남=뉴시스


국내 게임회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가 법원의 결정에 따라 결국 국내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한때 시가총액 3조 원을 넘겼던 대표적인 김치코인(한국산 가상자산)의 거래가 전면 중단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미국 거래소 FTX의 파산에 이어 위믹스 상장폐지까지 이어지며 코인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더 추락하게 됐다. 그동안 무법지대에 놓여 있던 김치코인 상당수가 위믹스처럼 허술한 유통 관리 구조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규제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시총 3조 원 넘겼던 위믹스, 결국 퇴출

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거래소는 8일 오후 3시부터 위믹스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해당 거래소에서 위믹스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출금 지원 종료일까지 개인 지갑이나 위믹스 거래를 지원하는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출금 지원 종료일은 업비트 내년 1월 7일, 빗썸 1월 5일 등으로 다르다.

이는 법원이 전날 위믹스의 상장폐지 결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위믹스 측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지난달 24일 “위믹스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상장폐지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가상자산 가격은 수요·공급 원칙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유통량은 투자자 판단에 매우 중요한 정보”라며 “거래소는 유통량 점검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투자자 보호’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제때 조치할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이 알려지자 투자금을 조금이라도 회수하려는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몰리면서 위믹스 가격은 급락했다. 이날 오후 3시 업비트에서 위믹스는 24시간 전보다 50.24% 급락한 209원에 거래가 중단됐다. ‘코인 광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위믹스의 시총은 약 3조5000억 원에 달했지만 이날 430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 투자자들 “피눈물”… “김치코인 점검 시급”
위믹스가 김치코인의 대표로 꼽혔던 만큼 수만 명으로 추정되는 위믹스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다른 코인도 아니고 조 단위 시총을 가졌던 코인이 이럴 수 있느냐”, “믿음의 끝은 결국 피눈물이었다” 등 위믹스 투자자들의 항의 글이 쏟아졌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위믹스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메이드가 “앞으로 진행될 본안 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하겠다”며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위믹스의 회생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김치코인 발행 및 유통 등과 관련한 감시를 강화하고 제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위믹스 사태는 김치코인들이 얼마나 허술하게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김치코인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뿐 아니라 발행, 유통 규율 체계 등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