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대도시 광저우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위한 전면 봉쇄를 일부 해제한 데 따라 지난달 30일 한 관계자가 봉쇄하려고 도로에 설치했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있다. 출처 시대재경 웨이보
중국 국무원이 7일 상시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확진자 강제 격리, 대규모 장기 봉쇄, 지역 간 이동 금지 같은 고강도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완화하는 ‘10가지 방역 최적화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과도한 방역통제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일어난 지 열흘 만에 나온 수습책이다. 3년째 유지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한 출구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방역정책 완화는 철저한 감시와 통제로 확진자를 제로(0)로 떨어뜨린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사실상 실패를 자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간 중국은 확진자가 몇 명만 나와도 지역을 통째로 봉쇄해 주민 전원의 PCR 검사를 강제하고 완전 격리시키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자유 박탈과 경제 침체는 성난 주민들을 거리로 내몰았고 ‘시진핑 퇴진’ 요구까지 나오자 당국도 물러설 수밖에 없게 됐다.
제로 코로나는 팬데믹 초기 꽤 효과를 봤다. 중국은 그 성과를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 나아가 체제의 우월성이라고 선전했고 방역을 빙자한 독재 강화에도 속도를 냈다. 시진핑 주석은 2020년 9월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를 선언하며 “중국식 사회주의 방역체계의 승리로서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방면에서 우수성이 증명됐다”고 자랑했다. 올 10월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종신집권 체제를 이룬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어제로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지 3년이 됐다. 그간 각국이 앞다퉈 국경을 막고 각자도생을 추구하는가 하면 세계 곳곳에서 폭동 수준의 저항이 일었고 정책적인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팬데믹 3년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간 경쟁도 깊어졌다. 그 승자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감시와 통제를 통한 독재 체제의 억압적 통치는 한계를 드러내는 반면 자유와 혁신에 기초한 민주 체제의 기민한 복원력은 두드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