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5조 이상 감액” 與 “3조” 맞서 임시국회서 계속 협상 가능성도
8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이 참여하는 ‘3+3 협의체’는 이날 정부 예산안에 대한 총 감액 규모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5년 동안의 평균 삭감액인 5조1000억 원 이상을 감액해야 한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긴축 재정 기조에 따라 지출 구조조정을 이미 했기 때문에 3조 원 이상 감액은 어렵다”고 맞섰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와 관련한 예산을 최대한 사수하겠다는 여당과 큰 폭의 감액을 통해 지역화폐, 공공임대주택 등 ‘이재명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야당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 여야는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이어 오후 본회의 뒤 ‘3+3 협의체’ 회동을 연이어 가졌지만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예산을 조정하면서 감액만 한 수정안을 통과시킨 전례는 없다”고 반발했다. 만약 헌정사 최초로 야당이 단독으로 짠 예산안이 통과할 경우 연말 정국은 거세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가 정기국회 종료 후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예산안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으로서도 야당 수정안 단독 처리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경우 2014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못 한 첫 사례가 된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