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FIRM] 로엘 법무법인
로엘 법무법인의 변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상민 김연준 변호사, 주혜진 모형관 파트너 변호사, 김현우 대표변호사, 황윤창 변호사, 정태근 이태호 이원화 최창무 대표변호사, 한상미 파트너 변호사.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3년 전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 A 씨는 가해자의 범행을 피해 도망치며 어쩔 수 없이 음주 상태로 차량을 운전했다. A 씨는 피해자로 조사를 받았지만 오히려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를 변호한 로엘 법무법인은 1심에서 그가 위기상황을 긴급하게 벗어나기 위해 음주운전을 한 것이므로 긴급피난의 위법성 조각 사유가 인정된다고 변론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또 A 씨의 면허가 취소되자 행정심판도 제기하는 등 구제 절차를 도왔다.
하지만 검찰은 A 씨의 진술 외에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가해자를 불기소 처분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항고나 재정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직접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로엘은 A 씨에게 헌법소원을 제기해 보자는 해결책을 제안했고 최종적으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취소하는 인용결정을 받아냈다. 이 사건은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태호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43기)는 “A 씨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로엘은 형사, 군 형사, 성범죄, 마약, 이혼, 상속, 부동산 등 17개로 세분된 전담센터를 통해 재판부터 행정심판, 헌법소원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로펌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16개 분사가 한 몸으로 움직이는 ‘원펌(onefirm) 시스템’
2015년 이 대표와 이원화 대표변호사(43기) 등 3명으로 시작한 로엘은 개업 8년 만에 변호사 수만 102명(전체 로펌 가운데 14위)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로엘의 성장 배경에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성남 등 전국 16개 분사가 하나의 사무실처럼 움직이는 ‘원펌(onefirm) 시스템’이 있다. 16개 지역에 자리 잡은 분사 어디에 의뢰를 하더라도 사건 특성에 맞는 최적의 변호사를 배정해 법률서비스의 상향평준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부산에 첫 분사를 개업할 당시 이 대표가 부산에 거주하며 직접 송무를 맡았을 정도로 지역 법률서비스 활성화에 ‘진심’이다.
충남 홍성군에서 발생한 농민 간 이해관계 다툼에서 대전 분사가 현장 확인을 맡고 서울 본사가 법률 검토를 담당해 승소를 이끌어낸 사례, 서울 본사로 찾아온 의뢰인들의 부산지역 형사 사건에서 부산 분사와 협업해 불기소 처분 및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낸 사례는 원펌 시스템의 효율성을 잘 보여준다.
부동산·금융 자문의 새로운 강자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하려면 사업의 미래가치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필수다. 수천억 원 단위의 금액이 움직이는 PF시장은 소위 ‘메이저 로펌’들만 자문을 맡아 오던 ‘그들만의 리그’였다.
정태근 대표변호사(43기)를 필두로 하는 로엘 PF팀은 이러한 PF시장에서 굵직한 성공 사례를 남기며 새로운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거래 규모가 3750억 원에 이르는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개발사업부터 분양수입금이 2조 원 이상으로 예상됐던 온수 역세권 활성화 사업, 추정사업비가 총 4900억 원에 이르는 제주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등은 모두 로엘 PF팀의 실적이다. 지난해부터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PF 등 부동산 및 금융자문 업무를 맡아온 강종범 변호사(42기)가 합류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