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8일(현지 시간) 공개한 ‘2075년으로 가는 길’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020년대 평균 2%에서 2040년대 0.8%로 떨어진 뒤 2060년대에는 -0.1%, 2070년대에는 -0.2%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34개국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률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30년대 2조 달러에서 2060년 3조3000억 달러로 늘어난 뒤 2075년 3조4000억 달러(약 4440조 원)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75년 기준 한국의 경제 규모는 일본(7조5000억 달러)은 물론 필리핀(6조6000억 달러) 말레이시아(3조5000억 달러)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방글라데시(6조3000억 달러) 등 남아시아 국가보다 작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는 8일(현지 시간) 내놓은 ‘2075년으로 가는 길’ 보고서에서 중국이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2035년경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은 이미 미국과 국내총생산(GDP) 차이를 거의 좁혔다”며 “중국의 GDP는 2000년 미국의 12%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80%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은 중국 경제가 2025년 경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던 2011년 골드만삭스의 전망에 비하면 10년가량 늦춰진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GDP가 2030년 24조5000억 달러에서 2040년 34조1000억 달러(약 4경4500조 원)으로 증가하는 반면 미국의 GDP는 같은 기간 27조 달러에서 32조 달러로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 4.2%에서 2030년대 2.5%로 떨어진 뒤 2040년대에는 1.6%, 2050년대 1.1%, 2060년대 0.9%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50년대에도 1.4%를 기록하는 등 1%초반을 유지하면서 성장률에서는 중국을 역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중국은 2030년대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도 성장률을 따라잡히게 될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2050년에 중국과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독일이 세계 5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75년에는 인도 역시 미국을 추월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