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설을 닷새 앞둔 지난 1월27일 광주 북구청직장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한복을 입은 원생들이 머리 위로 손하트를 만들며 새해 인사하고 있다. (광주북구 제공) 2022.1.27/뉴스1 ⓒ News1
“내년에도 ‘20대’라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힘이 나네요.”
1994년 4월에 태어난 의사 한상윤 씨는 내년 6월부터 국내 모든 행정에 ‘만(滿) 나이’가 적용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세는 나이’(한국식 나이)로는 내년에 30대가 되는데 ‘만 나이’를 적용하면 20대로 1년 반 가량 더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법·행정 분야에선 민법에 따라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선 ‘세는 나이’, 일부에선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는 ‘연 나이’를 사용하는 등 혼선이 적지 않았다.
나이 셈법이 바뀐다는 소식에 시민 상당수는 ‘한두 살 씩 어려진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씨처럼 출생 연도 끝자리가 ‘4’인 시민들은 반가움을 드러냈다.
1974년생 자영업자 지모 씨는 “40대와 50대가 주는 부담감은 다르다”며 “인생에서 1년을 한번 더 사는 것 같아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고 반겼다.
하지만 새 나이 계산법에 따라 호칭을 새로 정리해야 하는 등 혼란스러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학생 한상현 씨(22)는 “한 살 차이라도 형, 누나라고 부르는 게 익숙했는데 앞으로는 생일에 따라 나이가 달라질 수 있어 관계가 어색해질 것 같다”며 “한동안은 ‘세는 나이’도 함께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도 고민이다. 내년에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걸 어린 자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다. 2019년생 자녀를 둔 유모 씨(31)는 “내년에 5살이 된다고 좋아하던 아들에게 4살을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하니 아이가 꽤 속상해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최모 씨(35)는 “저학년과 미취학 아이들은 어려지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바뀌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진땀을 뺐다”고 했다.
송진호기자 jino@donga.com
김윤이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