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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쓰레기산 3100개… 유독가스-수질 오염 고통

입력 | 2022-12-12 03:00:00

매일 2000t 생겨… 최대 높이 65m
주민들 “살아 있는 지옥 만들어”



인도 뉴델리 인근 발스와에 있는 높이 62m의 쓰레기 매립지. 거대한 산처럼 보인다. 트위터 캡처


“쓰레기 매립지가 내 삶을 ‘살아 있는 지옥’으로 만들었다.”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발스와에는 62m의 ‘쓰레기산’이 있다. 넘쳐나는 쓰레기가 쌓이고 쌓여 마치 거대한 산처럼 변한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유독 가스와 각종 오염 물질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주민 즈왈라 프라샤드 씨는 10일 미국 CNN에 “(매립지에서 나오는) 물로 목욕을 한 후 피부가 타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주할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올 4월 이곳에서는 쓰레기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 등으로 수일간 대형 화재도 발생했다. 당시 고열과 연기 등으로 죽음의 위협에 직면했다는 주민 나라얀 초우드하리 씨는 “화재로 얼굴과 코가 부어올랐다. ‘죽음의 침대’에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유독 가스로 만성 천식을 앓고 있다.

인도는 세계 1위 쓰레기 매립지발 메탄가스 배출국이다. 전국 곳곳에 존재하는 쓰레기산의 수는 약 3100개. 특히 델리주 가지푸르에 있는 쓰레기산의 높이는 65m에 달한다. 발스와와 가지푸르 매립지 모두 20년 전인 2002년 저장 용량을 초과했지만 아직도 매일 수천 t의 쓰레기가 쌓이고 있다.

올 3월 측정 결과 가지푸르 쓰레기산에서는 1시간마다 2.17미터톤(metric ton)의 메탄가스가 배출됐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차량 35만 대가 배출하는 메탄가스와 맞먹는다.

수질 오염도 심각하다. 인도 비영리단체 ‘과학환경센터(CSE)’에 따르면 발스와 쓰레기산 인근 지하수 내 총용존고형물(TDS)은 L당 3000∼4000mg 수준이다. 식수는 물론이고 씻는 물로도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주민들이 이 물로 목욕을 하고 때로는 마신다.

인도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CSE 관계자는 “매일 1000t의 쓰레기를 안전하게 처리해도 2000t의 쓰레기가 새로 생긴다.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