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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1등급 93% 미적분-기하… 문과 교차지원 늘듯

입력 | 2022-12-12 03:00:00

문과생 선호 확률과 통계는 7%뿐
통합수능 작년 이어 ‘이과 쏠림’ 뚜렷




지난해에 이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 영역 최상위권의 ‘이과 쏠림’ 현상이 계속됐다.

11일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중등진학연구회가 서울 시내 87개 고교 소속 2만6000명의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들 가운데 93.45%가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적분이나 기하는 대학들이 자연계열 지원 시 필수로 요구하고 있어 주로 이과생이 응시한다. 반면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들 중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비율은 6.55%에 불과했다. 확률과 통계는 주로 문과생들이 선택한다.

지난해 통합형 수능이 도입되기 전에는 수학이 가형과 나형으로 출제돼 등급과 점수가 별도로 산출됐다. 문·이과 학생들이 선택하는 유형이 달라 문과생들도 수학에서 1등급을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웠다.

1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정시지원 합격 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이 배치참고표를 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그러나 통합형 수능 도입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학 1등급에서 ‘이과 쏠림’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도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들 중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비율은 94.20%였다. 서울중등진학연구회 소속 장지환 배재고 교사는 “인문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에도 미적분이나 기하를 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특정 선택과목 쏠림이 심화돼 적성과 상관없이 점수만 좇는 풍토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과생들이 수학에서 얻은 높은 점수를 바탕으로 대학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하는 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수능 사회탐구의 표준점수가 높아졌지만 주요 대학의 탐구 비중은 국어, 수학에 비해 낮다”며 “사회탐구의 표준점수가 높다고 해서 이과생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