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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유가족협의회 출범 “그날 진실 밝혀달라”… 與권성동 “세월호 길 가선 안돼” 野 “유족 모욕”

입력 | 2022-12-12 03:00:00

희생자 97명 유가족 170여명
책임자 처벌-추모 공간 등 요구



10일 서울 중구 콘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 기자회견에서 한 유가족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만든 협의체가 사고 발생 42일 만에 공식 출범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콘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참사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여 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날 기자회견에는 60여 명이 참가했다. 협의회 대표는 배우 고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가 맡았다.

유가족들은 이날 발표한 창립선언문에서 “정부는 많은 인파가 예상됐음에도 사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희생자들의 구조 요청을 외면했으며, 참사 이후 수습도 제대로 못 해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쟁을 배제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등 모든 수단을 통해 그날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또 △책임자 강력 처벌 △유족을 위한 소통 공간 및 추모 공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발언 중 오열하는 유족들로 인해 여러 차례 중단됐다. 유족 한 명이 실신해 119 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첫 일정으로 16일 이태원역에서 희생자를 위령하는 추모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선 안 된다. (이태원 참사가)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걸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날 한 유가족은 “세월호가 반정부 세력이냐.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도 “반성을 못할망정 유가족을 욕보이고 있다”며 권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유가족을 모욕하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피하려는 정부 여당의 불순한 의도를 더 명확히 했다. 권 의원은 유가족들에게 2차, 3차 피해를 가하는 패륜의 막말을 멈추고 참회의 사과를 하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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