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 퇴장속 해임건의안 표결 강행 與 “이재명 방탄용” 국조 보이콧 예고 尹대통령, 李행안 해임 수용 안할 듯 野 “15일 예산 합의 안되면 단독처리”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가운데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로텐더홀에서 이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 왼쪽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책임을 묻겠다며 당론으로 추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11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역대 8번째로 통과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자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에 이은 2번째다.
휴일인 이날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은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의결됐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 3당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권은희 의원을 제외하고 집단 퇴장해 불참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참사가 벌어진 것에 대한 정치, 도의, 행정적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는 국민 목소리가 압도적”이라며 “윤 대통령이 박 장관 때처럼 헌법이 규정한 국회 요구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은 해임 건의가 정식으로 통지될 경우 불수용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자리에서 표결상황을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의장실은 “해임건의안 처리는 15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이로 인해 국정조사와 예산안 모두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전원 특위 사퇴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보이콧’을 예고했다. 여야가 예산안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민주당은 15일까지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체 수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재명 대표는 의총에서 “서민 예산 증액은 못 해도 서민 감세는 처리 가능하다”며 기존 감액 수정안에 더해 서민 감세안을 예고했다.
정부·여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향후 예산안 처리 전략 등을 논의했다. 당에서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참석했고,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비서관과 이진복 정무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