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139채에 이르는 빌라를 갭 투자로 사들인 일명 ‘빌라왕’의 사망으로 전세보증금을 반환받기 어려워지는 등 여러 위기에 처한 세입자들에게 “당분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원 장관은 11일 페이스북에 “수백억 원대 전세 사기를 일으킨 ‘빌라왕’이 사망한 후 많은 피해자가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임대인의 사망으로 집을 비워줘야 하는지, 전세 대출금을 바로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눈앞이 아득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확인해본 결과, 피해자분들은 상속 절차가 진행되는 수개월 동안 현재 살고 계신 곳에서 계속 지낼 수 있다”며 “전세 대출금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이 운영하는 ‘전세대출 보증’의 연장이 가능하므로, 당분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앞서 수도권 일대에 무려 1139채에 이르는 빌라를 갭 투자 형태로 사들인 뒤 세입자 수백 명의 전세보증금을 빼돌려 임대사업에 이용했던 빌라왕 김모 씨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임차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반환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위기에 처했다.
1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0월 김 씨가 사망한 뒤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들에 대한 대위 변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위 변제는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HUG가 대신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지급한 뒤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집주인의 사망으로 다수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HUG도 대위 변제 절차를 밟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씨 소유 주택 세입자 중 HUG에서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대상은 최소 2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위 변제를 위해서는 4촌 이내 친족이 상속받아야 하지만 김 씨가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62억 원을 체납하면서 소유 주택이 압수되고 집을 팔아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속자를 찾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