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 능력 우수한 기업들은 유동성 악화-고금리 때도 현금창출 정기예금은 단-장기 나눈 바벨전략 중국-원자재-金 투자 고려할 만
송은영 신한PWM잠실센터 팀장
Q. 40대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부모님에게 현금 10억 원을 증여받았다. 올해 부동산과 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어 갑자기 생긴 목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내년 글로벌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비해 어떤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할지 궁금하다.
A. 지난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대형주나 성장주, 테마주 등이 시장 상승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은 시장 가격에 이미 반영됐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또 내년엔 실업률이 본격적으로 상승해 올해 인플레이션만큼이나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통화 긴축과 고비용의 후유증이 가시화되면서 올해 3.1%였던 세계 경제성장률이 내년엔 2.3%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내년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재무적으로 우량한 종목들은 비용 상승을 막아 수익 창출의 기회가 더 커질 수 있다. 또 이런 기업들은 우수한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이자나 배당 등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가능성도 높다.
다음으로 안전 자산인 정기예금을 단기와 장기로 나눠 보유하기를 추천한다. 최근 우수한 신용 등급을 가진 주요 공기업이 높은 수익률로 채권을 발행해 공사채로 시장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 시장 자금이 경색되고 금리가 급등하며 은행권의 대출 수요도 커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 은행은 경쟁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며 수신 확보에 집중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과다한 수신 금리 경쟁 자제를 요청하며 연 5%를 넘어가던 예금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하고 있다.
단기적으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 금리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예상이 나오며 최근 장기 금리는 계속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단기 예금과 향후 재투자 때 금리 하락의 리스크를 줄여 줄 수 있는 장기 예금을 나눠 보유하는 ‘바벨전략’(양 극단에 자산을 배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강달러 추세가 주춤하면서 원유, 구리 등 각종 산업 원자재와 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조절된다면 달러화가 추가로 안정되고 그동안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했던 금의 가격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송은영 신한PWM잠실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