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입차 국내 점유율 20% 육박 BMW-벤츠, 수급난에도 공급 안정 다른 18개 브랜드는 판매량 줄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톱2’의 합산 점유율이 56%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입차의 국내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인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두 브랜드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25만3795대로 작년 동기의 25만2242대보다 1553대(0.6%)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한 국내 시장 판매량은 129만8143대로 전년 동기 134만3534대보다 4만5391대(3.38%) 줄어들었다. 반도체 공급난 여파로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역성장을 한 가운데서도 수입차들은 선방한 것처럼 보인다. 1∼11월 누적 수입차 점유율은 19.6%다.
하지만 수입차 중 올해 성장세를 보인 곳은 5개 브랜드에 불과하다. 독일 BMW는 올해 1∼11월 7만1713대를 팔아 전년 동기(6만1436대) 대비 1만277대(16.7%)나 증가했다. 11월까지는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같은 기간 3.1% 늘어났지만 판매량이 BMW보다 188대 적은 7만1525대였다.
수입차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은 국산 차량의 고급화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네시스와 같은 국산 고급 브랜드가 자리 잡자 차별화 포인트로 수입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실리적 가격의 브랜드보다는 프리미엄급인 BMW나 벤츠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BMW와 벤츠의 합산 점유율은 올해 1∼11월 56.4%로, 작년 동기의 51.9%에 비해 4.5%포인트나 높아졌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본사가 얼마나 한국 시장을 챙겼는지도 희비를 갈랐다고 본다. 올해도 출고 대기 고객이 많았지만 일부 업체에서는 ‘빅 마켓’이 아닌 한국은 물량 공급의 후순위로 제쳐뒀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수입차 판매 ‘투 톱’으로 자리 잡은 벤츠와 BMW는 독일 본사에서 각각 물량 확보에 특별히 신경 썼다는 후문이다. 벤츠와 BMW 모두 한국 시장이 전 세계에서 5번째로 판매 실적이 좋은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대가 1억 원 중후반대부터 시작하는 벤츠 S클래스 세단 모델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A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BMW나 벤츠와 달리 A사 브랜드는 한국이 전 세계 10∼20위권 시장이기 때문에 신차 공급에 있어서 우선순위로 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