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金대법원장 리더십 흔들려”
법조계에 따르면 송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중앙지법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9일 중앙지법 법원장 후보자 중 한 명으로 대법원에 최종 추천하기로 했다는 통지를 받았지만 오늘 아침 후보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 2022.12.2 뉴스1
이른바 ‘겹치기 입후보’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송 수석부장판사는 중앙지법과 동시에 현재 근무하는 곳도 아닌 청주지법의 법원장 후보 천거까지 동의해 전례 없는 부적절한 처신이란 비판을 받았다. 송 수석부장판사는 “청주에서 말년을 보내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 중앙지법에서 천거해 주신 분들의 뜻을 차마 무시할 수 없어 마감 직전 일단 동의서를 제출하긴 했지만 마음이 바뀐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퇴할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저의 우유부단함으로 인해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고 했다.
다만 12일 발표된 청주지법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르면 송 수석부장판사는 득표율이 10%에 미치지 못해 최종 후보로 추천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투표에서 송 수석부장판사를 뽑은 표가 전부 사표가 됐다. 나갈 생각이 있었다면 사퇴 시점이 더 빨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최근 법관대표회의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겹치기 입후보’ 등이 논란이 되니 사퇴한 것 아니겠느냐”며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수석부장판사가 법원장 후보추천제하에서 법원장이 되기 유리한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