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혼부부 89%가 대출 보유
지난해 3월 결혼한 김모 씨(37) 부부는 신혼집을 마련하려고 3억 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인천 부평구의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구입에 1억5000만 원을 쓰고 나머지 돈으로 입주 전까지 거주할 전셋집을 구했다.
김 씨는 지난해 1월 연 2%대 후반 금리로 대출을 받아 한 달에 180만 원의 원리금을 갚았다. 하지만 올 10월부터 금리가 연 6%대 후반으로 치솟아 원리금 부담이 월 300만 원으로 뛰었다. 김 씨는 “입주 중도금으로 2억 원을 추가로 빌려야 하는데 이자가 처음보다 세 배나 올라 저축은커녕 빚을 갚기도 벅차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입주권 값이 20%나 떨어져 이젠 팔 수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집을 가진 신혼부부 비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 비중은 전년보다 0.1%포인트 떨어진 42.0%로 역대 최저였다. 이 중 혼인 1년 차 신혼부부의 주택 소유 비중은 30.7%에 불과했다. 신혼부부 주택 보유 비중은 2018년 43.8%에서 2019년 42.9%, 2020년 42.1%로 하락세다.
집값 등 결혼비용 부담으로 인해 결혼을 주저하는 이들은 늘고 있다. 지난해 신혼부부 수는 110만1000쌍으로 1년 전보다 7.0%(8만2000쌍) 줄었다. 이 중 결혼 1년 차 부부(19만2000쌍)의 감소 폭이 10.4%로 2∼5년 차에 비해 더 컸다. 통계청은 “결혼 적령기인 30대 인구 감소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추세 등이 겹쳐 혼인 감소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의 평균 자녀 수는 전년보다 0.02명 감소한 0.66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 비중은 54.2%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주택을 소유한 신혼부부는 59.9%가 자녀를 낳았지만 무주택 신혼부부는 50.1%만 자녀를 가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신혼부부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원리금 상환 지원 등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