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해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명절 떡값을 줬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12일 KBS 인터뷰를 통해 정 전 실장에게 3차례에 걸쳐 명절 떡값 3000만 원을 준 배경에 대해 “이재명 지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 것은 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실장은 9일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 부정처사후수뢰 △부패방지및국민권익위원회의설치와운영에관한벌률위반 △ 증거인멸교사 등 4가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 측은 정 전 실장이 명절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다른 뇌물의 용처와 이 대표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빛과 그림자였다고 할 수 있는 정진상 실장이 본인이 알고 있는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혼자 독단적으로 모든 걸 처리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2009년 의형제를 맺었고 추후 법조기자 출신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리를 위해 합류했다고도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만배 기자하고 조금 다투고 얼마 있다가 정진상 실장한테 전화가 왔다”며 “나보고 잘하라고 해서 ‘왜 잘해야 되느냐’ 그랬더니 ‘생각보다 세다. 네가 잘해야지’ 그러더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았다는 근거로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2015년 1월 함께 갔던 호주 출장을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 실장이 ‘좀 편한 사람(이 대표가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해서 그 전부터 리모델링을 하면서 알게 됐던 김문기 팀장이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골프를 세 명(이재명 대표, 유동규 전 본부장, 김문기 처장)이 함께 쳤다”며 “이재명 시장의 카트를 몰아주고 5시간 동안 내내 같이 이야기한 게 바로 김문기 팀장”이라고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