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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구하다 죽었냐” 이태원 유족에 막말한 창원시의원

입력 | 2022-12-13 09:31:00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선언 기자회견 중 오열하고 있다. 2022.12.10/뉴스1


경남 창원시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태원 참사 유족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국민의힘 김미나(53·비례) 창원시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우려먹기 장인들’, ‘자식 팔아 장사한단소리 나온다’, ‘제2의 세월호냐’, ‘나라구하다 죽었냐’ 등 해시태그를 달았다. 또 다른 글에는 “더불어민주당 저것들은 노란리본 한 8~9년 우려먹고 이제 깜장리본 달고 얼마나 우려먹을까”라며 ‘시체팔이족속들’, ‘나라구한영웅이니’ 등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지난달 말에는 참사 희생자인 배우 고(故) 이지한 씨 어머니의 발언을 공유하며 “저런 식의 생떼 작전은 애처롭기는커녕 자식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며 “당신은 그 시간에 무얼 했길래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나.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느냐”고 했다.

김미나 창원시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김 의원의 글들은 현재 일부 삭제된 상태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족들을 이용하는 단체를 향한 발언이지 유족들을 향한 발언이 아니다”며 “유족들이 들었을 때 부적절한 내용이 있다고 하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김 의원은 다른 페이스북 게시물 댓글을 통해 “공감할만한 몇 마디가 누구에게는 사이다로! 누구에게는 쏘리고아린 독침으로!”, “평생 내가 하고 싶은 말 못하고 산 적이 없고 내가 갖고 싶은 거 못 가진 적 없이 눈치를 안 보고 살았는데 갑갑함이 몰려온다”고 썼다.

창원시의회는 김 의원에 대해 윤리위원회 회부 등 시의회 차원의 후속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이근 창원시의회 의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그 정도의 발언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 의원 발언에 대해 의회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순규 부의장은 “시의원은 주민이 뽑은 대표자이자 공인인데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더라도 정말 적절하지 않은 표현들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