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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尹, 참모 뒤에 숨지말고 해임건의안 거부 직접 밝혀라”

입력 | 2022-12-13 10:50:00

진성준 “입법부 대하는 기본 예의 아니다”
신현영 “與 국정조사 위원 사퇴엔 ‘윤심’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회의에 참석한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13일 촉구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실 관계자가 브리핑으로 거부 의견을 내놓자 이를 겨냥해 날을 세운 것.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에 규정된 해임건의안 요건을 언급한 뒤 “대통령이 직접 (거부) 의견을 밝히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 참모들이 나서서 실명도 밝히지 못한 채 관계자나 부대변인이 ‘거부한다’ ‘안된다’(고 했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것은 행정부가 입법부를 대하는 기본 예의도 아니고 헌법의 체계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라면서 “대통령이 거부할 것인지 수용할 것인지 직접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해임건의안은) 정당의 대변인이 요구한 것도 아니고 헌법 절차에 따라 국회 본회의의 표결을 거쳐 요구한 것”이라면서 “지금 이런 답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당당하지 못하게 실무자 뒤에 숨는 것은 비겁한 지도자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박진 외교부 장관과 자리에 앉고 있다. 2022. 12. 1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것에 대한 맹폭도 이어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해임건의안 거부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전면 부정하면서까지 이 장관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정부·여당이 구렁이 담 넘듯 어물쩍 넘기려 하면 할수록 국민 분노는 들불처럼 커지며 전국으로 번져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 국정조사 위원이 전원 사퇴한 배후에 윤 대통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신현영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위원 사퇴가) 지도부의 결단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운을 띄었다. 이어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국조위원들이 자진 사퇴하신 거고 그 사퇴의 바탕에는 ‘윤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의 총체적인 결단은 아닌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해임건의안 후속 카드로 탄핵을 꺼내드려는 움직임에 대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최재성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은 의견을 밝히며 “(해임건의안과 탄핵안을) 절차상의 문제로 갖고 가서 가파른 대결로 만들어서 진영대결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