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철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전주환은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 A씨(28)를 흉기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특정강력범죄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전씨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스토킹 피해 끝에 서울 지하철 신당역 2호선 화장실에서 살해당한 ‘신당역 살인’ 피해자의 아버지가 재판에서 엄벌을 호소했다.
피해자 아버지 A 씨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판사 박정길 박정제 박사랑) 심리로 열린 전주환의 살인 혐의 2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유족 측의 요청에 따라 전주환을 퇴장시킨 뒤 A 씨의 증언을 들었다. A 씨가 입을 열기 시작하자 법정 곳곳에서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 그는 “가해자가 형량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와 저희 가족에게 복수를 할까봐, 제 아이를 아는 주변 사람을 해칠까봐 무섭다”며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생기면 제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까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반성문을 제출해 선처를 부탁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선처를 구할 수 있단 말이냐”며 “다시는 가해자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해달라. 법에서 허용하는 가장 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철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2022.9.21/뉴스1
재판부는 “피해자가 법정에서 직접 말한 것처럼 부친의 이야기를 엄중하게 듣고 재판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A 씨가 증언을 마친 후 재판부는 전주환을 다시 불러 증언 요지를 설명했다. 증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재판부에 전주환은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지난달 22일 첫 공판에서 전주환은 “제가 정말 잘못했음을 잘 알고 있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속죄하면서 살아가겠다”고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보복살인 혐의에 대한 전주환의 변론은 오는 1월 10일 종결된다. 같은 날 검찰의 구형도 있을 예정이다.
전주환은 이와 별도로 진행된 스토킹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