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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文케어 5년새 40% 늘어…건보재정 이대로면 6년뒤 고갈

입력 | 2022-12-13 20:49:00

게티이미지코리아


50조845억 원.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건강보험 가입자가 쓴 진료비 총액이다. 반 년 동안 50조 원이 넘는 돈이 본인부담금 및 건보 급여로 나간 만큼 2022년 진료비 총액은 건보 사상 최초로 1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올해 진료비 총액은 2017년(70조7525억 원) 대비 5년 만에 40% 이상 늘게 된다.

진료비 급증은 급격한 건보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10월 내놓은 자료에서 올해 말 기준 건보 적립금(쌓여 있는 돈)을 약 21조2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 적립금은 내년부터 줄기 시작해 2028년 ‘마이너스(―) 6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건보 재정이 6년 뒤면 고갈된다는 뜻이다.

진료비 급증 현상은 이른바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가속화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문재인 케어가 시작된 2017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기공명영상(MRI) 및 초음파 검사 △난임시술 △2, 3인실 입원 등 보장성이 확대된 모든 항목에 쓰인 건보 기금은 총 26조2616억 원이다. 대부분 건보 적용이 되지 않던 이들 항목은 2017년 9월 이후 속속 급여화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5년 간 20조 원 넘게 썼다”고 말한 건 이 돈을 가리킨 것이다.

진료비가 늘어나는 이유가 문재인 케어에만 있는 건 아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급격한 고령화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사용한 진료비 총액은 2017년 28조3247억 원에서 지난해 41조3829억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해 진료비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문재인 케어로 인한 추가 지출이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두통 환자의 뇌·뇌혈관 MRI 촬영, 수술 전 상복부 초음파 검사 등에 대한 건보 적용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8일 내놨다. 1년에 365회 이상 병의원을 찾는 ‘과잉 의료이용’ 환자는 본인부담금 비율을 기존 평균 20%에서 90%까지 올리겠다고도 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불필요한 입원 치료를 줄이고, 경증 환자가 상급병원에서 진료 받는 것을 제한하는 등 전반적인 의료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