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한반도 상공 비행’ 안창남… 대만 비행사 사문달의 회상 기록 공개 安, 日 비행학교서 조종술 익혀… 각종 대회 우수한 성적 ‘천재’ 극찬 항공 독립운동 뜻 품고 中 건너가 새 비행기 시험중 추락 29세에 숨져
국립항공박물관은 10월 27∼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안창남 고국 방문 비행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사문달의 손녀인 셰안이 씨(69)도 초청됐다. 본보는 13일 셰안이 씨가 가져온 대만 다큐멘터리 ‘尋조(심조)1920’과 사문달의 아들 셰둥한 씨(92) 인터뷰 자료를 입수해 안창남의 일생을 되돌아봤다.
안창남은 1920년 8월 일본 도쿄 오쿠리 비행학교에 입학했다. 사문달을 만난 것도 이곳에서다. 둘은 각종 비행대회에 참가하면서 비행을 익히고 우정을 나눈다. 안창남은 일본에서 열린 각종 비행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일본인들로부터 “타고난 천재”라는 극찬을 받았다. 1922년 고국 방문 비행 후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셰 씨는 아버지에게 들었던 안창남과의 이별을 다음처럼 기억했다.
“1928년쯤 아버지는 ‘높이 나는 새들은 그에 걸맞은 나무를 골라야 한다’면서 자신이 있던 장제스(대만 초대 총통) 산하로 오라는 편지를 보냈어요. 하지만 안창남은 자신을 거둬준 사람들을 배신할 수 없다며 의리를 지켰죠. 둘이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본 잡지 ‘역사사진’ 1923년 8월호에 실린 안창남 선생의 모습(왼쪽 사진)과 1922년 12월 10일 안창남 고국 방문 비행을 다룬 동아일보 지면 기사. 국립항공박물관 제공
안창남은 1930년 4월 2일 새 비행기를 시험 비행하던 중 추락 사고로 사망한다. 셰 씨는 “어머니가 어느 날 펑펑 울고 계시던 아버지께 왜 우냐고 물으니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안창남이 죽었다’고 말했다고 한 적이 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우는 걸 그때 처음 봤다고 한다”고 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